작업하기

생산성: 그냥 되는대로 써보자

도보리 2024. 11. 12. 23:00

내 경험상 할 일을 자꾸 미루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과신한다. 사람이 언제나 늘 100%의 퍼포먼스를 낼 수 없는데, 생산성이 폭발했던 그 날의 짜릿한 업무 수행 능력만 믿고 '아~ 5페이지짜리 보고서는 2시간이면 뚝딱 되겠지~'라고 생각해버린다. 막상 해보면 택도 없다.

- 그러다가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게 되거나 잘할 자신이 없다면, 불안해서 더욱 회피하게 된다. '잘해야 한다'는 완벽주의가 더더욱 발목을 잡는다.

대체로 완벽주의가 있는 사람은 작업을 할 때도 처음부터 모든 단계를 완벽하게 차근차근 밟아서 순서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가 없다.

실제로 미루기가 너무 심해서 학습상담을 받아보았을 때 받은 조언이다. '일단 생각나는 대로 순서 상관 없이 작업하고, 나중에 고쳐서 매끄럽게 연결한다.'

그러니까 서론 - 본론1 - 본론 2 - 본론3 - 결론으로 된 글을 쓴다고 가정하면,

서론 - 본론1의 (1) - 본론1의 (2) - 본론 2의 (1) - 본론2의 (2)... 의 순서대로, 한 단원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본론 3의 (2) - 본론 1의 (1) - 서론 일부 - 본론 2의 (1) - 본론 2의 (2)... 처럼 생각나는 부분부터 얼른 채워넣는 것이다. 일단 되는 대로 쓰고, 앞뒤 연결은 나중에 전체적으로 글을 살펴보면서 고친다.

핵심은 쓰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지금 내용을 채울 수 있는 다른 부분으로 재빨리 넘어가 최대한 시간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만약에 모든 부분에서 막히는 것 같다면, 문단 서식을 정리한다든가 표를 만든다든가 등의 단순 작업부터 한다. 아니면 그나마 가장 만만해 보이는 부분부터 냅다 쓴다. 의외로 작정하고 내용을 채우려고 하면 생각보다 별로 어려운 부분이 아닌 경우도 많다.

(물론 이렇게 마구잡이로 써도 필요한 부분에 적절한 내용이 들어가려면, 글의 개요를 충실하게 작성해야 한다.)